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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엘리멘탈 서로 다른 존재가 사랑하는 방법

by humblewalker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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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다른 디즈니 이니메이션은 몰라도, 픽사와 협업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찾아서 보는 편입니다. 픽사라면 지금은 서른이 넘어버린 어른들 마저도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얕지 않은 주제로 무겁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지금까지 만들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엘리멘탈이라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섞여 있습니다)

 

1. 시놉시스

엘리멘탈에서 그리는 세계관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래스가 주장한 4원소설(만물이 물, 불, 공기, 흙의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내용의 가설)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 같습니다. 이 세계는 4가지 원소들이 함께 살아가는데, 각자가 그렇듯이 서로 공존하게 어려운 조건들이 있습니다. 물과 불이 대표적인데, 물이 불을 끈다거나 불의 높은 온도 때문에 물이 증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 종족인 앰버와 물 종족인 웨이드가 엘리멘트시티에서 만나게 되고 너무나 다른 서로를 사랑하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2. 감동적인 포인트

엘리멘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재미없어서 졸았다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펑펑 울면서 인생영화가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 쪽에 가깝고, 인생영화까지는 아니지만 울컥하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엄청난 개그코드가 숨어 있지도 않았고 또 스펙클한 전개가 있지 않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느낌어서, 몇몇 분들의 재미없어서 졸았다는 후기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여기서부터는 살짝 스포일러입니다)

그러면 개인적인 감상평을 한 번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는 다른 장면들 말고 절(bow)하는 장면이 울컥했습니다. 자신의 가족의 먹고 살길을 찾기 위해서 고향인 파이어랜드를 떠나 엘리멘탈시티로 이주하게 된 앰버의 아버지는, 불 종족의 전통적인 작별인사로 절(bow)를 했는데 앰버의 할아버지가 이를 받아주지 않으셔서 평생에 상처로 여기며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앰버가 절을 했을 때, 아버지가 마음을 다해 맞절을 해주는 장면에서 저는 울컥했습니다. 어쩌면 딸이 아버지에게 절을 하고 아버지가 맞절을 하면서 아버지의 수십 년 묵은 상처가 씻겨 내려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내가 상처받은 사람에게서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오히려 또다른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상처가 치유되는 역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부모의 삶의 지경에 갇혀 사는 답답함에 공감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앰버는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기로 되어 있었고, 살아오는 동안 그것이 자신의 삶의 목표라고 세뇌시키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앰버는 알게 모르게 자신은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기 싫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또 다른 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남자친구 웨이드를 통해서 그것을 알게 되고,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이 원하는 길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삶이 보편화되어 있는 사회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수십 년동안 경험해서 익숙한, 그리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사용할 수 있는, 부모님과 비슷한 삶을 사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의 방향일 때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열정이 다른 곳에 있고,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고자 그것을 꾹 눌러 살아가는 모습은 부모와 자신에게 기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볼 주제들을 많이 던지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3. 감독의 배경

엘리멘탈을 연출한 감독은 Peter Sohn으로 한국계 미국인 감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분의 부모님께서 감독에게 한국의 전통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셨고, 이것을 영화에 많이 녹였다고 합니다. 아빠를 부르는 단어 '아슈파'는 '아빠'라는 단어와 비슷하고, 불 원소들이 모여사는 장소는 한국에서의 솥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고, 큰절을 하는 모습도 감독의 한국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또한 감독의 부모님은 이 영화 제작 중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부모님께서 보내는 편지라고도 합니다.

 

사실 한국인이라서 봐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힐링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잔잔하게 힐링할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엘리멘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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